코트 위의 엔터네이너 조 윌프리드 송가(프랑스, 19위)가 잔디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 3위)에게 대역전승을 거두고 4강에 올랐다.
12번시드 송가는 6월 29일 영국 런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남자단식 8강에서 대회 7번째 우승을 노리던 페더러를 3-6 6-7(3) 6-4 6-4 6-4로 물리쳤다.
그랜드슬램에서 페더러에게 두 세트를 내주고 역전승을 거둔 최초의 선수로 기록된 송가는 "오늘 승리는 정말 대단하다"며 "나달을 롤랑가로에서 물리친 기분이다. 이 승리는 분명 내 생애 최고의 경기가 될 것이다"라고 기뻐했다.
또 "코트에서 느낌이 아주 좋았고 움직임도 빨랐다. 오늘 나는 완벽했다"며 "매 순간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았다. 두 세트를 빼았겼지만 내가 윔블던 8강에서 페더러를 상대하고 있다는 것 자체로 대단했다. 경기장이 꽉 찼지만 나는 내 경기에 집중 하려고 했다. 나는 이런 경기를 즐기는 스타일이다. 이번 대회에서 좀 더 많은 것을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그랜드슬램에서 두 세트를 선취했을때 한 번도 패하지 않았고(178승), 그랜드슬램을 제외한 5세트 경기에서도 두 세트를 선취했을 때 2003년 데이비스컵(레이튼 휴이트)과 2005년 상하이마스터스컵(다비드 날반디안) 단 두 번 졌던 페더러를 물리친 송가는 생애 처음으로 윔블던 4강에 오르는 기쁨을 맛보았다.
송가는 돌풍을 일으킨 호주의 18세 소년 버나드 토믹(158위)을 6-2 3-6 6-3 7-5로 물리친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2위)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송가는 통산 전적에서 조코비치에게 5승 2패의 우위를 보이고 있다.
5연속 그랜드슬램 4강에 오르며 생애 처음으로 윔블던 결승행을 노리는 조코비치는 만약 결승에 오른다면 다음 주 발표될 랭킹에서 세계 1위에 등극하게 된다.
조코비치는 "매 경기 이기는데 집중하고 있다"며 "하지만 내가 어떻게 플레이하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세계 1위가 눈 앞에 다가왔지만 그것에 대해 신경쓰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디펜딩챔피언 나달(스페인, 1위)은 10번시드 마디 피시(미국, 9위)를 6-3 6-3 5-7 6-4로 돌려세우고 4강에 합류했다.
윔블던 19연승을 달린 나달은 "첫 두 세트의 플레이는 아주 좋았다"며 "3세트에서 집중력이 약간 떨어졌던 것 같다. 특히 잔디에서 경기할 때는 집중력이 떨어지면 공격적이지 않게 된다. 3세트와 4세트 초반에 공격적으로 나온 피시의 플레이는 훌륭했다"고 평가했다.
25세 생일 이후 30일이 지난 나달은 비외른 보리(25세 28일)에 이어 두번째 어린 나이에 오픈시대 이후 16번의 그랜드슬램 4강에 오른 선수로 기록되는 영광도 함께 누렸다.
톱시드 나달은 영국인의 희망을 모두 짊어지고 있는 홈코트의 앤디 머레이(4위)와 만난다. 지난해 윔블던에서 머레이를 6-4 7-6(6) 6-4로 물리쳤던 나달은 통산 전적에서도 11승 4패의 우위를 점하고 있다.
펠리시아노 로페즈(스페인, 44위)를 6-3 6-4 6-4로 제압하고 3년 연속 윔블던 4강에 오른 머레이는 "매 세트마다 시작이 좋았던 것이 서브가 좋은 로페즈를 상대로 승리한 원인이다"며 "보통 빅서버들은 세트 후반에 승부를 거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나는 매 세트 초반에 승부를 걸었고 결과적으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경기를 평가했다.
영국인으로 1936년 프레드 페리 이후 첫 윔블던 우승을 노리는 머레이는 "나달을 이길 수 있다고 믿는다. 작년에도 기회는 있었다"며 "경기 운영 계획을 잘 짜도록 하겠다. 전략이나 경험이 관건이다. 경기장에 나가 플레이를 잘 하고 서브에 신경 쓴다면 내게도 기회가 오리라고 믿는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박정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