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탄벌초등학교 선수들 |
지난 3월 7일 소년체전 평가전이 열리고 있는 수원 만석공원 테니스장에서 반가운 얼굴들을 만났다. 지난 2003년 개교와 함께 창단되어 경기도내 테니스 명문으로 확고히 자리잡은 광주 탄벌초등학교 테니스 부를 맡고 있는 정순화 코치와 9명의 선수들이 그들이다. 코트없어 사설코트 전전하며 연습 원래 클레이코트 한 면과 미니 연습장이 있었지만, 실내 체육관이 들어서면서 코트가 사라지게 된 사연을 <테니스피플> 6호(2012년 3월 31일자)에서 소개 한 바 있었기에 정순화 코치에게 대뜸 코트 진행상황부터 물어보았다. | | | ▲ 테니스피플 2012년 3월 31일자 |
“코트 어떻게 되었나요?” “저, 그게 아직….!” 말끝을 흐리는 정코치의 답을 재촉하자, 그녀는 깊은 한숨과 함께 수심 가득한 표정으로 그간의 사연을 들려 주었다. 교장 선생님을 비롯하여 학부모들과 함께 여러 경로를 통하여 백방으로 뛰어다닌 끝에 광주시로부터 3억여 원의 예산을 배정 받았고, 나머지 3억여 원의 예산은 경기도로부터 지원을 받아야 하는데 아직까지 예산을 배정받지 못해서 기약 없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하드코트 두 면 만드는 데 6억씩이나 드냐는 질문에, 학교 인근에 폐교가 하나 있는데, 그곳에다 공원을 조성하고 거기에다 코트를 신축하는 계획을 세웠고, 그 공원전체를 조성하는 데 6억여 원의 예산이 소요된다는 설명이었다. 그럼 연습은 어떻게 하고 있느냐고 물었더니, 탄벌초등학교가 소재한 광주시에는 하드코트가 없어 인근 분당의 사설코트나 서울에 있는 올림픽코트 등을 전전하며 연습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순화코치가 승합차를 산 까닭 “일주일에 연습을 며칠이나 하나요?” “시합이 없는 기간은 5일 정도하고, 시합이 있는 경우는 토요일까지 6일 정도 연습해요” “그럼 매일 연습장소에서 모였다 헤어지고 하겠네요?” “아뇨, 제가 데리고 다니죠” “네? 9명이나 되는데 어떻게…한 차에 다 못 타잖아요?” “그래서, 제가 차를 바꿨죠, 11인승 승합차로…!” 기자는 갑자기 얼굴이 화끈해졌다. 평소 한국테니스가 프로화 해야 하고, 100을 깨야 하네 어쩌네 하며 잘난 체(?) 했던 것이 부끄러웠던 것이다. 제자들을 훈련시키기 위해서 박봉에 시달리면서도 사비를 털어 승합차까지 마련하며 말없이 묵묵히 헌신하는 지도자 앞에서, 한국의 지도자들이 과연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선수들을 가르치고 있냐며 추궁하면서 잘난 체 했던 나 자신이 부끄러워 견딜 수가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