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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른들은 루즈대신 구찌베니라는 말을 하면 알아들으신다. 구찌=입 베니=칠하다, 테니스하는 모습 촬영 요청하면서 주머니에서 구찌베니를 꺼내 드셨다. 화곡클럽 창단 멤버시다 |
청주 오창에서 열린 청주이순테니스회 어르신대회를 14일 취재했다.
서울에서 오창까지는 1시간반 거리. 100여명의 청주를 중심으로한 테니스하는 어르신들이 모였다. 연세는 70~90세.
이들 어르신의 테니스 모습을 취재하면서 공통점을 발견했다.
첫째, 흰옷을 입고 있다는 점. 테니스하면 흰옷을 입고 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두번째, 상체 자세가 바르다. 허리가 바로 서있다. 장수의 비결이고 90까지 테니스하는 이유다.
세번째 모든 볼을 앞에서 맞힌다. 나이가 들면 힘도 빠지는데 테니스를 즐기려면 요령이 있어야 한다. 걸음은 느리고 몸은 말을 안듣고. 그럴러면 볼을앞에서 맞히면 쉽다는 것을 몸소 터득했다.
네번째, 겸손하시다. 늘 웃으시고 손자나 막내 아들뻘 되는 필자에게 인사를 하시고 고운말을 건넨다.
다섯째, 파트너끼리 손을 맞대는 하이파이브는 라켓 헤드 끝을 맞추는 것으로 대신한다. 한 걸음이라도 아끼겠다는 마음이다.
여섯째, 새벽같이 일어나 시외버스를 타고 전국 어디든 간다. 경로 우대라 버스값도 할인이 된다. 대부분 군출신, 교장 출신, 기업 임원 출신인지라 연금 생활을 할터인데 한푼이라도 절약하고 검소한 모습들이다,.
일곱째, 왕년에 나 뭐했는데 하는 사회적 위치와 직업자랑을 하지않는다. 오로지 한다면 테니스와 관련된 봉사와 맡은 직책만 이야기 한다. 어느지역 테니스를 위해 어떻게 봉사했다는 식이다. 어르신 모임에서 금기해야할 사항이 돈자랑, 자식자랑, 힘자랑, 왕년의 경력 자랑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한두번 분위기 파악못하고 실수하면 어르신 테니스 바닥에서 영원히 왕따된다.
필자가 개인적인 인연이 있는 고 김교성 회장에 대해서도 상당수 어르신들이 정확하고 냉정한 평가를 할 정도로 어르신들의 생각과 사고는 냉철하다. 최소 30년 이상 테니스를 하면서 사람을 만나고 사귀고 한 분들이다. 살아나가는 지혜와 자신이 무엇을 해야하고 무슨 말을 해야 하는 지 정확히 아는 분들로 여겨진다.
여덟번째, 어르신들은 자신의 테니스 하는 모습의 사진을 간직하고 싶어 하신다. 보통 기자들이 사진을 찍어가기는 하는데 주지 않는다고 타박을 하신다. 그래서 이번 오창대회에서는 12시부터 두시까지 부지런히 사진을 찍어 5*7 사이즈로 인화해 청주이순테니스 집행부에 나눠 드렸다. 큼직하게 잘 나왔다는 칭찬을 들었다. 어르신들은 이메일도 스마트폰도 사용을 잘 못하신다. 인화지가 최고로 여기신다. 신문에 사진 나오는 것을 좋아하신다. 일단 어르신 사진을 확보했으니 어르신 사진 쓸 일이 있으면 요긴하게 쓸 것 같다. 보통 테니스 안하는 어르신들은 카메라 들이대면 추하다고 찍지 말라고 하신다. 그런데 테니스 하는 어르신들은 구찌베니 바르며 잘 찍어달라고 하신다. 평생 친구인 테니스하는 모습을 간직하고 싶어한다.
자녀들이라도 와서 테니스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대형사진으로 인화해 주면 좋으련만, 어디 그런 자녀들이 쉽게 시간을 내고 생각을 할 수 있으랴. 아무튼 오창어르신대회 취재를 하면서 그간 알지 못했던 것을 알게 되었다. 상경 발걸음이 가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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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회를 주관한 청주이순테니스회 임원들(왼쪽부터 이종철 전무이사, 회장, 이경종 부회장, 이혜숙 총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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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겨도 즐겁고 져도 즐겁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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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사전에 받지 않는 볼은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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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르신대회는 늘 점심을 제공한다. 청주이순테니스발전에 기초를 닦은 전 회장(오른쪽)과 현재 청주 이순테니스회 부회장을 맡으며 물심양면 힘쓰는 이경종. 소나무 아래서 육개장 점심상을 제공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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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앉아서 경기를 보고 박수를 치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공놀이 가운데 테니스만한 것이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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