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로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테니스 등 체육행사를 연기하거나 축소하는 등 체육계도 애도 분위기에 동참하고 있다. 4월 24일부터 27일까지 강원도 속초시 일대에서 열리는 생활체육대축전이 청해진해운 세월호 침몰사고와 관련해 무기한 연기됐다. 대축전을 주관하는 강원도는 17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대축전 연기에 관한 의견을 전달했다. 1천800만 생활체육 동호인의 축제인 이번 대축전 개최를 앞두고 국민생활체육회는 올해부터 미국과 중국, 일본, 호주, 필리핀, 캐나다, 브라질에 살고 있는 재외동포 200여명을 초청하기로 했지만 대회 연기 소식이 알려지면서 비행기 표를 취소하거나 변경하는 사례도 불가피하게 됐다. 각 시도 선수와 임원단은 이번 대회 출전 준비를 위해 당초 속초 등지에 숙박은 물론 컨디션 조절을 위한 훈련장 예약까지 마쳤지만 취소해야 하는 상황이다. 올해 국민생활체육회가 강원도 일원에서 개최하는 전국생활체육대축전은 24일부터 4일간 강원 속초시 등 10개 시·군 72개 경기장에서 펼쳐지며 55개 종목 1만2000여 명의 선수단과 임원진, 자원봉사자 등이 참가할 예정이다. 재외동포는 미국, 중국, 일본, 호주, 필리핀, 캐나다, 브라질 등 7개국에서 200명이 출전해 테니스, 배드민턴, 배구, 농구, 족구, 태권도, 축구, 당구 등 10종목에서 기량을 겨룬다. 다른 스포츠 행사도 연기, 자제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총재 권오갑)은 K리그 클래식 및 챌린지 22개 구단에 경기 시 행사 및 응원 자제를 당부했다. 프로연맹은 오는 19일과 20일에 열리는 K리그 클래식 6경기와 K리그 챌린지 4경기 등 총 10개 경기장에서 행사 및 응원을 지양하고, 득점 후에도 선수들의 화려한 골 세리머니나 폭죽, 음악과 영상효과를 자제할 것을 구단에 요청했다. 아울러 4월20일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안산과 고양의 K리그 챌린지 경기는 연기하기로 했다. 안산 구단은 지역 내 안산 단원고에서 다수의 사상자가 나온 상황에서 홈경기를 치르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 고양과 합의하에 경기를 연기하기로 했다. 연기된 경기는 추후 경기일자가 확정되는 대로 발표할 예정이다. 프로연맹 측은 “K리그 구성원들은 진도 해상 여객선 침몰 사고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실종자들이 하루 빨리 구조되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애도의 뜻을 표했다.
울산광역시에서도 침몰사고와 관련해 사망자들에 대한 경건한 애도분위기를 위해 각종 축제성 행사는 연기·축소·변경한다고 결정했다. 20일 2014 울산 자전거 대축전 행사는 무기한 연기됐고 24일부터 27일까지 열기로 한 고래축제는 7월로 연기됐다. 18일 연등축제와 20일 경상일보커플마라톤 대회는 축하공연 등을 취소하고 행사 시작 전에 사고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 행사를 갖는다. 또한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는 20일 부산에서 개최될 예정이있던 ‘2014 아디다스 마이런 부산’ 레이스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아디다스는 세월호 여객선 침몰 사고로 당초 벡스코(BEXCO) 야외주차장에서 출발해 광안대교를 지나 광안리 해수욕장까지 달리는 10㎞ 레이스인 아디다스 마이런 일정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아디다스 관계자는 “희생자를 추모하고 구조되지 못한 생존자들이 돌아오기를 염원해야 하는 시기라고 판단해 연기 결정을 내리게 됐다”며 “대회 연기로 혼란과 불편이 없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경기도와 도내 31개 시ㆍ군이 90여개의 행사를 전면 취소 또는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경기도는 4월과 5월 초로 예정된 각종 문화행사와 체육대회, 개소식 등 19개 행사 가운데 6건은 취소하고 10건은 연기, 3건은 축소 진행하기로 했다. 31개 시ㆍ군 역시 전체 71개 행사가운데 39건은 취소하고 20건은 연기, 12건은 축소 운영한다. 이에 따라 90개 행사가운데 45개 행사가 취소됐으며 30개 행사가 연기, 15개 행사가 축소운영 된다. 경기도 춘계 체육행사와 26일로 예정된 소방서간 화합 체육대회, 제37차 전국 여약사대회 등을 취소했다. 경기도는 오는 21일부터 5월 2일까지 열리는 공무원체육대회와 30일 열리는 제60회 경기도체육대회를 전면 취소했다. 인천시는 시 본청 및 군·구별 공무원체육대회를 취소하고 오는 18일 강화공설운동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고려산 진달래 축제 전야제도 취소했다. 26∼27일 예정된 고인돌 문화 축제는 어린이 체험 행사를 제외한 전 행사를 취소했다. 경남 김해시는 24일부터 27일까지 김해운동장 등에서 개최할 제53회 경남도민 체육대회의 개막식 행사 가운데 연예인 초청 공연 등을 취소하기로 하고 경남도 체육회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상 도민체전 기간에 축제 분위기를 조성했으나 이번에는 이를 지양하고 경기 위주로만 진행할 예정이라고 김해시는 덧붙였다. 한편 지난 16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각 구단에 단체응원을 유도하는 엠프 응원이나 이닝 간 교체타임에 진행되는 이벤트, 치어리더 응원 등을 자제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이에 LG트윈스는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무응원 경기를 진행하는 한편 당초 예정됐던 여자 쇼트트랙 조해리 선수의 시구행사를 전격 취소했다. MBC는 18일 류현진(27·LA다저스)의 선발 등판 경기 중계 방송을 취소하고 케이블 채널에서 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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