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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통신5] 롤랑가로스의 포레스트 검프, 볼퍼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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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테니스피플 작성일15-05-26 16:28 조회98,56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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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통신5] 롤랑가로스의 포레스트 검프, 볼퍼슨
파리=방극용 기자. 취재협조 바볼랏((주)유진커머스)  |  bgj@tennispeopl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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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5.26  14:3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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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5일, 프랑스에 들어온 지 5일째다. 한국은 석가탄신일 연휴다. 그런데 그것도 잊었다. 내가 하는 일 자체가 다른 이들이 쉬는 날 더 바쁜 탓에 사실 주말에 거의 업무적으로 코트에서 보냈다. 그러다 보니 아주 중요한 일이 아니면 개인적으로 휴일 개념은 사라진 지 오래됐다.
 
본선 1라운드 두 번째 날이다. 아침에 경기장을 가기 위해 지하철 티켓을 끊었다. 매일 1회권 한 장만 사다가 1주일권을 끊을 까 고민하다 그냥 1회권 10장을 샀다. 누구에게나 질문 잘하는 편집국장이 지나가는 현지인을 붙잡고 오로지 단어 하나로 모든 걸 해결했다. 어쩔 때 보면 참 신기하단 생각이 든다. 그냥 단어 하나 내뱉고 그 사람 얼굴 바라보며 '하하하' 웃는다. 그럼 그 사람이 우리가 무엇이 필요한 지 대충 알아듣고 해준다. 아직은 사람을 가리는 나 같은 사람은 그런 경지에 도달하려면 한참 더 있어야 할 것 같다.
  
파리 지하철 내부 뒤로크역이다. 나폴레옹 친구 뒤로크 장군의 이름을 기렸다
 
 며칠 파리 생활을 했다는 것일까? 편집국장과 신문 편집에 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우리가 탄 13호선에서 10호선으로 갈아타는 Duroc(현지인들은 듀혹이라 발음했다)역을 지나쳐 5정거장이나 더 갔다. 바짝 정신차리며 똑바로 찾아야 한다 라고 생각했던 마음가짐이 조금 느슨해진 탓이리라. 다시 되돌아와야 했다. 우리가 지하철에서 내려 잠시 두리번거렸더니 목소리 좋은 프랑스 마담이 방향을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그에게 우리 목적지를 알려주고 어떻게 가야 하냐고 편집국장이 물었다. 그녀는 되 돌아 가라고 했고 되돌아 가는 곳을 직접 안내해주고 잘 보내라는 인사까지 하고 갔다. 자그마한 마담이 정말 친절했다. 영어로 자세히 설명하는 목소리가 아직도 귓전에 맴돈다. 경기장 들어가는 입구도 지하철역에서 좀 더 빠른 곳을 찾았다. 한 마디도 못했던 말들이 이제 조금씩 입에서 나오기 시작한다. 많이 익숙해진 듯 하다. 호주에서도 1주일 동안은 귀머거리, 벙어리였다. 그러더니 1주일이 지나니 '아~ 쟤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구나"하고 정확하지는 않지만 대충 그 의미를 파악할 수 있었다. 
 
 코트에서 가장 많이 움직이는 사람은 선수다. 그들은 이기기 위해 이곳에 왔고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심판 판정이 자신과 다르다 생각하면 고개를 들어 심판을 봤고 심판은 알아서 자신이 앉은 의자에서 내려와 판정을 내렸다. 호크아이가 필립 샤트리에 경기장과 수잔 렝글렌 코트에 설치되어 있었으나 경기장에서는 그것을 볼 수 없었다. 그저 선수가 애매한 표정을 짓거나 심판을 바라보면 알아서 내려와 판정을 내려 줬다. 경기 규칙상 전자판독인 호크아이를 사용하면 그 판독이 최종 판정이다. 호크아이를 사용하지 않으면 심판의 판정이 최종판정으로 코트 내에서는 이것에 이의를 달 수 없다. 그것마저도 인정하기 힘들면 선수들은 심판에게 대회를 책임지는 슈퍼바이저를 불러달라고 한다. 이곳에서는 선수들이 심판에게 판정 항의를 하는 것을 아직까지는 보지 못했다. 볼 자국이 선명하게 나 있기 때문이다.
 
  
▲ 체어 엄파이어가 선수의 볼 판정 요청에 내려와 볼 자국을 확인하고 있다. 이것이 최종 판정으로 더 이상 코트 내에서는 판정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선수들 다음으로 가장 많이 움직이는 사람은 볼 퍼슨들이다. 예전에는 볼 보이라고 불렀으나 요즘은 여자 아이들도 많이 하고 있어 볼 퍼슨이라고 통일했다. 볼 퍼슨들은 한 코트에 6명씩 투입됐다. 네트 옆에 2, 양쪽 베이스라인 벽에 2씩 배치됐다. 경기장 내에서 특별한 사유 없이 이탈하지 못하는 사람은 선수와 체어 엄파이어뿐이다. 체어 엄파이어들은 한 매치가 시작 하기 전 올라가서 매치가 끝나야 코트를 떠날 수 있다. 선수 역시 화장실을 이용하거나, 옷을 갈아 입거나(남자는 그냥 코트에서 갈아 입는다)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코트를 떠날 수 없다. 그러나 라인 엄파이어나 볼 퍼슨들은 정해진 시간만 코트에 있고 서로 교대로 일을 본다. 사람의 집중력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볼 퍼슨들의 교대 타임은 30분 정도 되는 듯했다.
 
  
▲ 볼 퍼슨들은 입장할 때도, 퇴장할 때도 뛰어 다녔다
 
 볼 퍼슨들은 코트 내에서 걷는 법이 없었다. 코트 내에서 그들은 가까운 거리도 일단 무조건 뛰어 다녔다. 경기 중 볼을 주울 때는 물론이거니와 서로 볼을 주고 받을 때도 일정거리만큼 뛰어가서 볼을 굴려 보냈다.
볼 퍼슨들을 자세히 살펴보니 나름대로의 규칙이 있는 듯 했다.
 
  
▲ 볼 퍼슨이 반대편 볼 퍼슨에게 볼을 굴려 보내고 있다.
1)    코트 내에서는 무조건 뛰어 다닌다. 교대하기 위해 코트에 들어갈 때도, 나갈 때도 뛰어서 나간다.
 
2)    서브를 넣는 쪽에 있는 볼 퍼슨은 무조건 볼 하나는 들고 있어야 한다. 선수가 볼을 달라고 요청 했을 때 볼 퍼슨들은 볼이 없을 때는 볼이 없다는 표시로 양손을 아래로 쫙 뻗어 손바닥을 앞으로 내보인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그 모습을 전혀 볼 수가 없었다. 코트에서 볼은 총6개 사용되고 있었다. 선수가 볼 1~2개를 가지고 서브를 넣으면 4~5개가 남는데 무조건 벽에 서서 선수에게 볼을 공급하는 볼 퍼슨은 1개 이상의 볼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볼 공급을 주로 하는 볼 퍼슨이 볼을 더 많이 가지고 있었다. 볼을 공급할 때도 선수가 손을 뻗어 닿을만한 가까운 거리에 있으면 선수 라켓에 직접 볼을 얹어줬다. 그리고 선수 얼굴을 바라보며 앞에서 졸졸 따라다녔다. 선수가 볼을 몇 개 달라고 할지 몰라 네트를 향해 뒤돌아 서고 서야 자기 위치로 돌아왔다.
 
3)    네트 옆에서 볼을 줍는 볼 퍼슨들은 바닥에 한쪽 무릎은 세우고 한쪽 무릎은 꿇고 앉았다. 선수가 서브를 넣으려고 준비하면 상체도 숙였다. 그러나 시선은 공을 한 순간도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볼이 네트에 걸리는 순간 잽싸게 뛰쳐 나갔다.
 
4)    볼을 건네 줄 때도 제자리에 서서 건네주지 않았다. 몇 발 앞으로 달려가 팔을 한 번 휘저은 후 볼을 바닥에 힘껏 굴려 볼을 받는 동료에게 보냈다. 대각선으로 볼을 굴리는 법은 없었고 서로 얼굴을 마주 보는 직선의 거리에 있는 동료에게만 볼을 굴려 보냈다.
 
 볼 퍼슨들은 정말 쉴 새 없이 뛰어 다녔다. 위에서 언급했듯 단 한 순간도 이동 시 걷지 않았다. 그것도 살살 뛰는 것이 아니라 전력질주의 약 70~80% 수준의 속도였다. 참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볼 퍼슨들은 경기가 시작 되기 한 시간 전에 모여 교육을 받았다. 담당자로부터 교육을 받고 제자리 뛰기 연습을 했다. 볼 굴리는 연습도 했다. 볼 퍼슨들은 대회가 열리기 전 단체로 모여 일정기간 동안 교육을 받는다 했다.볼 퍼슨 중 중국 아이들도 있었다. 총 8명인데 차이나오픈과 상호 교류한다고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호주오픈에 볼 퍼슨들을 꽤 많은 수 파견한다. 기아자동차에서 타이틀 스폰서 자격으로 볼 퍼슨들을 호주오픈에 보내는 것이다. 볼 퍼슨 선발은 정해진 일정에 따라 선발 시험을 거쳐 선발한다. 볼 퍼슨으로 선발되면 호주오픈에 가서 활약할 수 있는 기회와 문화탐방등 일체의 경비를 지원 받는다.
 
  
▲ 아침 일찍 볼 퍼슨들이 교육을 받고 뛰는 연습을 하고 있다. 코트에서 경기하는 선수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람은 심판들이다. 판정을 하기 때문이다. 볼 퍼슨 역시 직접적인 영향은 주지 않지만 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어리숙하면 안된다. 충분한 교육이 필요하다

 명품 대회가 되는 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아주 사소한 일까지 프랑스오픈은 신경을 썼다. 선수들이 경기하는데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자기 자신 외 심판이다. 볼의 판정을 하기 때문이다. 볼 판정과 관계 없지만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볼 퍼슨, 관중, 기상 조건등 여러 가지가 있다. 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아 볼 퍼슨들이 코트 내에서 어리숙한 행동을 하게 되면 선수의 경기에 바로 영향을 미친다. 단 한 걸음도 걷지 않고 짜여진 각본처럼 정확히 행동하고, 코트에서 종횡무진 뛰어 다니는 것을 보니 정말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하는 것 같이 느껴졌다.  
 
  
▲ 볼 퍼슨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뭔가 의사 소통이 잘 되지 않았는지 좀 더 키 큰 볼 퍼슨이 자신의 자리도 갔다가 되돌아와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코트 내에 떨어진 볼을 재빨리 달려와 줍고 제자리로 돌아간다

 

 

  
볼을 손에 많이 갖게 되면 바로 볼이 없는 볼 퍼슨과 나눠 보유했다. 남자 볼 퍼슨은 볼을 건네 받자 마자 다시 또 자신의 자리로 뛰어갔다

 

  
볼을 굴릴 때 볼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팔을 한 번 회전 시킨 다음 바닥으로 굴렸다

 

  
볼을 손에 많이 갖게 되면 바로 볼이 없는 볼 퍼슨과 나눠 보유했다. 남자 볼 퍼슨은 볼을 건네 받자 마자 다시 또 자신의 자리로 뛰어갔다

 

 

  
 

 

  
선수가 볼을 달라고 요청했을 때 자신을 보고 있지 않아도 이렇게 볼을 건네 줄 준비를 하고 있었다.

 

  
▲ 선수들이 쉬는 시간에 햇빛가리는 일도 볼 퍼슨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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