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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호코트와 대한테니스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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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TA 작성일17-02-16 10:20 조회110,22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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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호코트와 대한테니스협회장
박원식 기자  |  editor@tennispeopl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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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2.16  04:2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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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오픈 취재 준비를 한창 하던 지난해 5월초, 장호테니스재단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장충장호테니스장 바닥이 갈라져 있어 안타깝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알아봐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파리갈 마음은 급하지, 그 전에 신문을 내고 가야지 하는 분주함 속에  코트 관리 주무부서인 서울시 남산관리사업소를 찾아갔다.  

담당자의 이야기로는 "코트 수리는 최대한 해보지만 힘없는 부서에서 매번 예산 올려도 위에서 결정해 주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

서울시 정무부시장 보좌관실에  '장충장호코트가 갈라지고 있다'는 테니스피플 기사와 그간의 역사를 담은 종이를 들고 갔다. 보좌관실 민원 담당자에게서 청원서나 민원을 접수시키라는 말을 들었다.

이에 힘을 얻어 장호테니스재단에서 대한테니스협회에 민원에 나서달라는 부탁을 했다.

주원홍 회장이 대한테니스협회장 사임을 하기 일보직전인 시기였다.  그러는 와중에 재단에서는 17개 시도 전문체육 회장과 생활체육 회장, 각 연맹체 회장에 장호코트의 민원 배경 등에 관한 서류를 협회의 위임을 받아 발송하고 일주일간 지지 서명서를 받았다.

각 시도와 연맹의 뜻을 모아 서울시에 제출했다. 서울시에 장호코트 개보수 민원이 접수되자 이 소식을 접한 언론들이 뜻에 동참했다.  <동아일보>에 장충장호코트를 의인화해 " 내 이름은 장충코트랍니다"하면서 독자의 눈길을 끄는 기사가 게재됐다. <한겨레>에서는  정면으로 장충장호코트 센터코트 금이 쩍쩍 간 사진을 현장에 나와 취재해 게재하고 테니스인 어머니와 같은 코트를 살려야 한다는 기사를 냈다.  

<조선일보>도 장충장호코트의 코트로서 기능을 못한다는 기사와 코트 갈라진 현상을 극명하게 담은 사진을 인터넷판에 내 독자들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테니스를 좋아하지 않으면 내기 어려운, 데스크가 '킬'할 기사지만 나갔다.

이때 일부 방송 매체에서 현장에 나와서까지 취재에 적극 나섰고 이에 장호테니스재단에서는 요즘같은 시대에 '메가톤급' 방송 영향력을 기대했지만 회사 내부 사정으로 불방됐다는 이야기만 전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시가 움직였다. 담당 국장이 시장실에 보고를 수시로 해야했고 대책을 내놓아야 했다. 급기야 장충장호코트 개보수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문제는 예산이었다. 갑작스레 테니스장 개보수에 쓸 예산이 없었다. 서울시 예비비라야 자유롭게 쓰기에 턱없이 부족했다.  주무부서와 예산담당부서는 시장의 관심사항에 답을 해야하는데 벙어리 냉가슴이었다.  


그런데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예산이 하늘에서 그야말로 '뚝' 떨어졌다.  지난 여름 큰 비가 없어 수해복구비 예산이 사용되지 않고 고스란히 남게 되었다.  여름만 무사히 지나가길 학수고대했다. 담당자들의 코트 개보수 의지는 하늘을 찔렀다. 

결국 큰 수해가 없어 남산일대가 안전해지자 수해 복구비는 장충장호코트 개보수에 쓸 수 있게 됐다.

예산의 윤곽이 나오는 즈음에 대한테니스협회장 경쟁 선거가 실시됐다. 곽용운 회장 후보가 '턱' 등록을 하더니 공약중에 '장충장호코트 운영권을 확보하겠다'를 내세웠다. 17년간 고국 떠나 산 미안함에 역사와 전통을 오롯이 찾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한국테니스의 어머니와도 같은 장충장호코트를 잘 운영해 우리 테니스의 골간을 세우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당시 기업이 큰 돈 들여 운영하는 것을 가져올 재간이 뾰쪽하지 않아 다들 선거때마다 나오는 '헛 공약'으로 치부했다. 

하지만 대한테니스협회장에 당선되자 장호테니스재단에 뜻을 전하고 장호코트 협회 운영에 도움을 요청했다.  그 사이 운영안을 만들어 코트 공개 입찰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문제는 큰 입찰금액이었다. 3년전 한 기업의 입찰금액이 운영 수입을 넘었다. 비영리 사단법인인 협회로서는, 투명 운영을 모토로 하는 협회로서는 입찰에 필요한 금액을 써낼 재주와 재간이 없었다.  

말만 무성했지 코트는 협회가 아닌 제3자에게 넘어갈 것이 불을 보듯 뻔했다. 돈많은 회장도 용쓰는 재주가 없었는데 그렇지 않은 회장은 취임 첫해 장충장호코트 운영권 확보는 더더욱 힘겨웠다.  다들 입찰조차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깨고 과감한 액수를 써서 낙찰 2순위를 따냈다. 허나 2순위는 탈락이나 다름없다.  

그동안의 노력이 허사였다. 협회가 운영하고자 했던, 그림에 그렸던 것은 공허하게 돌아갔다.  역시 역사의 수레바퀴는 천천히 돌았다. 장충장호코트 개보수 민원과 그 해결에 만족해야 했다.  

그런데  '진인사대천명'이랄까. 서울시로부터 협회가 연락을 받았다.  1순위자의 코트 운영 자격이 미비해 대한테니스협회에게 낙찰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허나 운영권을 확보한 기쁨은 순간에 불과했다. 문제는 일시에 납입해야하는 거액의 대금이었다. 벌어서 내는 것이 아니라 일시에 개장 테이프 끊기 전 입금이 되어야 운영할 수 있다.  당시 협회는 육사코트 문제와 협회 인수 인계작업으로 분주했다.  아마추어 운동종목으로서는 감당이 안될 정도의 어지러움이 협회내 있었다. 인수인계가 원활하지 않은 상태에서 말만 무성하게 돌았다. 전임 집행부의 진영논리에 '카더라'하는 가짜 뉴스와 음모론이 쏟아졌다. 

기자가 재단에 의견을 구했고 재단쪽에서 적극 검토했다. 즉 첫해 납입금을 지원요청하면서 코트 운영 계획안이 재단쪽에 전달됐다.  대부분 전임집행부 인사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한방에 부결됐다. "협회장은 돈도 없으면서 입찰은 왜 들어가냐, 납입금은 못주되 대출을 해주는 방도는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기자가 순진했다. 세상 간단하지 않았다.

협회가 입찰한 것, 협회가 스스로 해결할 수 밖에 없었다. 포기하자는 의견이 협회내에 있었다. 공명 정대, 투명 경영해야하는 처지에 무리를 해서 장호코트 안고 갈 이유가 있냐는 논리다. 

회장 생각은 달랐다. 

회장의 그림은 서울의 한복판에 어린이테니스 전용구장을 만들어 많은 오가는 사람과 차량 등에 우리나라도 테니스하는 나라라는 홍보를 구상했다. 그 효과를 금전적으로 천문학적으로 계상했다. 장충장호코트 길가 담벼락에 전자 전광판을 달고, 백보드 스크린에 기업의 로고를 유치하려 했다.  코트내 관중석 계단은 후원 기업의 로고로 도배를 할 요량이었다. 접촉한 몇몇 기업이 관심을 가졌다.  그리고 어린이들에게는 언제나 무료로 테니스를 할 공간으로 배정하려 했다. 장호코트 아래 리틀야구장처럼 공익목적으로 운영되면 서울시에 입찰금을 1원도 안내는 같은 형국으로 만들려했다. 주니어 저변이 넓어질 수 있고 유망주니어들에게 도움의 손길이 연결 될 마당으로 그렸다. 기자는 여기에 '중닭' 선수들에게 희망이 될 우리나라 모든 대회 와일드카드 결정전이나 넥타이부대 끌어들일 유망주 맞대결을 덧붙여 구상했다. 

서울시와 공동으로 어린이 건강 프로젝트도 구상하는 한편, 역사문화 거리 조성에 관심있는 관내 중구청과 협력해 장충장호코트를 미래문화유산으로 조성하는 것도 염두에 뒀다. 손대고 머리 쓸 일이라면 모든 것을 동원하려 했다.  

그래서 뿌리와 근거 박약하고 자기 주머니 푸어해 보이는 회장과 비슷한 처지인 대한테니스협회에 장충장호코트가 꼭 필요했다. 역사와 전통을 살리고 미래를 꿈꾸는 그러면서 사회 공헌의 베이스캠프로 장호코트가 필요했다. 설사 협회 채무 30억으로 조성된 육군사관학교테니스코트를 포기해서라도 꼭 잡고 싶은 것이 장충장호코트였다. 실리보다는 명분이었다. 큰 장사꾼 논리라고나 할까.  그래서 유용이 아닌 전용을 했다. 벌어 메우는 조건으로.

1월 호주오픈이 한창 열리는 기간에 서울에 눈이 많이 내렸다. 산자락에 있는 서울 중구 장충장호코트도 예외가 아니었다. 더 왔으면 왔지 덜 오지 않았다. 코치와 직원들이 치우다 치우다 못해 포기할 때 회장이 나섰다. 지금 눈을 치우지 않으면 어린이들이 테니스할 공간이 없어진다며 행동에 옮겼다.  그 사진을 찍어둔 한 코치가 기자에게 보내왔다. 별로 쓸 일없는 사진이겠지 하며 마음에만 담아둔 사진이었다. 

  
 

 

  
 

돈없고 빽없는 사람은 회장하면 안된다하는 테니스계 기운이 수십년간 돌고 지금도 살아 움직이고 있다. 아마 지구가 멸망하기전까지 정부 보조금과 기업 후원금으로 연명하는 우리나라 체육계에선 이 기운이 소멸되지 않으리라.

필자가 있었던 한겨레신문이 1988년에 5천원 주주 6만명으로 만들어져 지금도 건재하는 미러클을 경험하고 지켜보는 기자로서는 '소성공'의 느낌이 있다.  그 회사는 지금도 3년마다 전사원이 사장 투표해 뽑는다고 하니 주위에서 기절을 한다. 그래도 기업이 돌아가냐며. 그런데 엊그제 3년전 물러난 사장이 다시 뽑혔다. 기자의 1년 후배다. 참 신기하다.  경영못해 물러난 사장이 3년 뒤 다시 경영을 맡게 되다니. 빽없고 돈없는 50대 중반의 사장이 대기업 찾아다니다 인사나 제대로 받을 지 걱정이다. 통풍도 있는데. 그래도 새벽마다 신문은 나오고 넉넉하진 않지만 임금 체불 한번 없었던 회사다. 

그래서 이러저러한 자신감으로 테니스피플을 창간했다. 이왕이면 돈있고 힘있는 사람 편에 서기 마련인 가난한 스포츠매체가 돈과 빽없는 회장을 지지했다.  어쩌려고. 가다 못가면 쉬었다가지 하는 마음으로 지지했다.

코치들 눈치우다 몸살난 코트에 들어가 살얼음 헤치고 치우는 회장이라면 우리나라 테니스협회 걱정없으리라고 본다. 잘 세울것으로 보인다. 그리 길지 않은 기자경력이지만 촉이 있다. 

대한테니스협회는 누구 개인의 협회가 아니라 테니스인 모두의 협회다. 핸드벨 수십개 들고 합주하듯 곳곳에서 조화, 부조화속에 연주하면서 절로 하모니가 이뤄질 것을 믿고 있다.  사람이란 그런 거 아닌가. 일부 흔들기는 협회를 더욱 건강하게 뿌리내리는 일이다.  그러면서 돈 만능 논리, 부정부패, 사리사욕 이런 것이 테니스판에서 사라질 때 제2의 이덕희 여사, 제2의 이형택, 제2의 조윤정, 제2의 정현이 저절로 나오지 않을까.

그리고 나오면 좋지만 안나오면 어떤가. 영국도 겨우 머레이 하나로 지탱하면서 테니스 강국이고 저변확대가 잘 되어있는데. 

 

  
▲ 핸드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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