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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윔블던, 왜 사람들은 페더러만 응원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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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TA 작성일17-07-21 18:13 조회42,48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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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테니스협회(런던)=박원식 홍보팀 기자] 마린 칠리치와 샘 퀘리의 윔블던 준결승전이 4세트까지 이어지면서 페더러와 베르디흐의 준결승 경기 개시 시간이 늦어졌다. 런던시각 5시나 되어서 페더러가 코트에 입장하자 함성 소리가 터졌다. 전날까지 페더러 경기때 센터코트내 함성 소리가 나면 페더러가 득점했는 지 실점했는 지 알 수 있다.
 
함성 소리가 크면 페더러가 점수를 따서 게임을 획득한 경우고 작으면 상대 선수가 페더러에게서 점수를 얻어낸 것이다. 14일 준결승전을 그 유명한 머레이 힐(예전엔 헨먼 힐)로 불리는 아오랑이 테라스에서 그라운드 패스 관중들과 대형 스크린을 통해 취재했다. 경기 시작하자마자 기자실에서 카메라 들고 올라갔는데 비집고 들어갈 자리가 없었다. 언덕 옆 통로에서 보려고 하니까 경비들이 통로는 사람다니는 곳이니 '무빙' '무빙'하면서 사람들을 몰아세웠다.
 
할수없이 맨 뒤로 올라가 개울가 기둥 앞에 자리잡았다. 마치 뒤는 벽이고 앞은 수십 물길 같은 곳. 발 하나 얹어 놓으면 딱 맞는 곳이었다. 그런데 대형 스크린이 정면에 들어와 센터코트 기자석보다 선수가 가까이 보였다. 게다가 선수의 플레이 외에 관중들 표정, 로열박스 귀빈들이 화면에 자주 등장했다. 심지어 런던시내 런던아이 런던 타워등이 화면에 비쳤다. 경기장내 고공카메라에서 줌업으로 런던 시내를 카메라에 담아 전세계에 선전했다. 경기장내 유일한 대형 스크린에 미드 선데이 경기없는날 다녀온 런던 시내가 고스란히 한눈에 보였다.
 
머레이 힐에 모인 사람들은 자리를 펴고 와인과 스텔라 아르트와 맥주, 핌스라는 칵테일식 음료 등을 들고 경기를 즐겼다.
 
경기는 예상과 달리 페더러의 일방적인 흐름으로 가지 않았다. 페더러 상대인 체크의 토마스 베르디흐는 베이스라인 안쪽에 바짝 붙어 페더러의 공을 바로 쳤다. 그 결과 페더러는 예상외로 베르디흐의 빨리 오는 공을 받아치지 못했다. 그때마다 힐 관중들은 아쉬워하는 소리를 냈다.
 
이들은 페더러가 40-30로 이기고 서브를 넣으려고 할때도 두손을 꼭모아 초조한 모습을 보이며 응원을 하기도 했다. 경기는 1세트, 2세트 타이브레이크 접전을 펼쳤다. 24게임이 한치의 오차없이 흘렀다가 타이브레이크에서 베르디흐의 예전 샷이 몇번 나오면서 두 세트의 주인공은 페더러로 낙찰됐다.
 
경기가 이정도 흐르자 머레이힐의 관중들 일부가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이겼다는 것이다. 버스도 막히고 사우스필드역까지 대열을 따라 걸어가면 귀가 시간이 지체되는 것을 감안해 자리를 털고 일어서는 이도 있었다. 그들이 떠난 빈자리는 뒤나 측면에서 간신히 대형스크린을 보던 관중들이 재빨리 들어갔다. 기자도 개천의 보를 넘어 건너가려다 경비원에게 제지당했다. 물이 깊으니 돌아가라는 것이다. 눈 앞의 좋은 자리를 보의 중간쯤가다 놓쳤다. 돌아가려는 사이에 이미 다른 사람이 방석을 깔고 앉아 버렸다.

3세트는 기둥을 뒤로 한 채 서서 봤다. 사실 그동안의 베르디흐 경기는 싱겁게 그지 없어 다리 저리기 전에 끝날 것으로 예상했다. 빅4앞에서 베르디흐는 고양이 앞의 쥐 신세였기 때문이다. 그 좋은 키와 긴 팔로 서브와 한두번의 스트로크외에는 보여주질 않았다. 발이 민첩하게 돌아가지 않아 두어번 랠리하다 몸쪽으로 볼이 오면 네트나 사이드라인 옆이 그의 리턴 볼 위치였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베르티흐는 그의 코치 마틴 스테파넥의 경기직전 선수의 얼굴을 맞대고 한 말처럼 "횃불을 들고 불구덩이 속으로 들어가든 상대를 맞서라. 너의 능력을 믿고 샷을 날려라"하는 것을 그대로 실천했다. 마틴은 절대 너 앞에 페더러가 있다고 생각하지말라, 그의 존재를 부인하라고 주문했다. 권투선수가 링에 오르기전 감독이 선수에게 힘을 불어넣어주는 것이 연상됐다.
 
아니나 다를까. 베르디흐는 자신의 샷을 믿었다. 3세트에서 페더러가 이정도면 못받겠지, 혹은 백핸드 쪽으로 주면 크르스로 오겠지 하며 대비하던 공에 대해 베르디흐는 패싱을 하거나 페더러 배를 향해 날렸다. 페더러는 베르디흐의 번개같은 그러면서 예측하지 못한 공에 당황을 했다.
 
이번 대회중 베르디흐와의 준결승 중간에 페더러의 표정이 어두원 보이긴 처음이다. 늘 여유와 자신감이 배어나왔는데 1,2세트를 따고도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 베르디히의 벤치에는 유난히 수염을 기른 사람들이 많았다. 이들은 샷 하나하나에 일어서서 주먹 쥐고 화이팅을 했다. 흔히 영국 선수들은 '컴 온'대신 '보~이'하는 소리를 낸다. 체크인들이지만 '보~이'하는 소리와 비슷한 발음이 귀에 들렸다.
 
아무튼 페더러는 초조한 낯을 보였고 머레이 힐 사람들은 숨을 죽여 두 남자의 테니스 경기를 지켜봤다.
 
베르디흐가 페더러 서브때 15-40 등 더블 브레이크 포인트까지 이끌다가 페더러의 서브 3방이 터지면서 어드빈티지 페더러가 되었다. 게임 초반 잘 푼 베르디흐는 페더러의 서브에 녹아났다. 경기가 페더러의 승리로 끝나자 머레이 힐 관중들은 선수가 코트에서 사라져도 스크린에 눈을 고정시켰다. 바로 페더러의 스탠딩 인터뷰가 나오는 것을 알고 그것을 다 들었다.
 
보통 다른 그랜드슬램과 달리 윔블던에선 코트 인터뷰를 하지 않고 코트를 벗어나 건물 내로 들어와 복도에서 선수 인터뷰를 한다. 센터코트 관중에겐 선수들의 플레이만 한번 보여줬다. 전광판에선 리플레이 동영상은 없고 호크아이 판정과 스코어만 보여줬다. 선수의 경기 뒤 즉석 소감 장면은 전세계 방송 시청자의 몫이었다. 페더러는 복도에서의 인터뷰에서 터프한 경기였다며 베르디흐를 치켜세웠다. 결승에 다시 진출해 기쁘다는 몇마디를 하고 메인 인터뷰룸으로 들어갈 준비를 위해 라커룸으로 이동했다.
 
화면에서 페더러의 모습이 사라지자 사람들은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다음 힝기스와 제이미 머레이 등의 혼합복식 경기가 있어도 대다수가 기차가 있는 사우스필드역까지 대열을 맞춰 걸어나가고 있었다.
 
귀가길 표정이 밝아 보였다. 기자는 스마트폰으로 윔블던 주변을 담았다. 카메라에 대고 표정짓는 윔블더너들이 있었다. 초행 취재에 처음 고생스러웠지만 테니스를 즐기는 테니스 본고장 사람들을 만나고 테니스만 보게 해주는 윔블던이 마음에 들었다. 이름 자체에 프라이드를 느끼게 했다. '나 윔블던 갔다 왔다'하는 자랑을 할 법도 했다.
 
끝으로 머레이힐에서 로저 페더러와 앤디 머레이의 결승 대결을 상상해 본다. 다음 기회에 그 두선수가 경기를 펼칠때 관중들은 누구를 응원할 지 그 풍경을 그려본다. 경기도 경기지만 머레이힐의 관중들 희노애락은 가히 상상할 수 없을 것 같다.
 
대한테니스협회 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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