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 페더러가 순풍에 돛단 듯 뉴욕의 바람을 타고 술술 플리고 있다.
7번 연속 US오픈 결승 진출에 단 1승만을 남겨두었다. 페더러는 10일(한국시각) 풍속 35마일의 바람이 부는 가운데 진행된 천적 로빈 소더링과의 US오픈 8강전에서 6-4 6-4 7-5로 이겨 무실세트로 4강에 올랐다.
다섯번씩이나 같은 장소에서 우승하고 세계 최대의 테니스 센터코트에서 50여차례 이상 경기를 한 페더러의 진군에 바람도, 관중의 소음도, 핫도그를 싼 종이의 나뒹굼도 아무 걸림돌이 되지 못했다.
페더러는 되레 이를 즐겼고 그 어느해보다도 스무디하게 순풍을 타고 17번째 그랜드슬램 우승을 향해 달리게 되었다. 대회직전만 해도 페더러가 중도 탈락하지 않을까 하는 징조를 많이 보였지만 무난하게 아니 깔끔하게 4강에 오르며 자신은 물론 그를 아끼는 팬들에게 우승의 기대를 한껏 갖게 만들었다.
페더러의 결승행 마지막 관문의 상대는 3번 시드 노박 조코비치. 조코비치는 "바람이 한 방향으로 만 불지 않아 어려운 여건에서 경기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 페더러와 싸움과는 별도로 예측불허의 바람이라는 복병을 경계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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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부에선 강력한 우승후보 캐롤라인 보즈니아키는 단신의 도미니카 시불코바를 6-2 7-5로 이겨 4강에 진출, 1번 시드의 우승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관중석에는 보즈니아키의 그림을 든 관중이 여기저기 등장하고 VIP석에는 그녀의 새로운 팬인 뉴욕의 명사 도널드 트럼프가 경기를 지켜보며 응원했다.
이로써 남자 4강은 페더러-조코비치, 여자 4강은 보즈니아키-즈보나레바 ,클리스터스-비너스 윌리엄스 매치가 일단 성사됐다.
한편 대회 첫 우승자가 나왔다. 그랜드슬램마다 열리는 혼합복식에서 미국의 리첼 후버-밥 브라이언이 크베타-아이삼 조를 결승에서 이기고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보울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15만 달러. 단식 8강 정도에 해당한다.
테니스코리아 박원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