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2연패를 노리는 2번시드 로저 페더러(스위스 2위)가 3시간 13분 혈투 끝에 간신히 3회전에 진출했다.
18일(현지시각) 로드 레이버 아레나 테니스장에서 열린 호주오픈 남자 단식 2회전에서 페더러는 질레스 시몽(프랑스, 34위)를 맞아 고전한 끝에 6-2 6-3 4-6 4-6 6-3으로 제압하고 3회전에 올랐다.
이날 경기전까지 페더러는 2008년 상하이 마스터즈와 로저스컵에서 시몽과 맞붙어 모두 패배한바 있으며 두 번 모두 역전패였다.
페더러는 강력한 포핸드 스트로크에 이은 발리와 드롭샷을 적절히 섞으며 1세트와 2세트를 손 쉽게 가져오는 등 시몽의 징크스에서 벗어나는 듯 했다.
하지만 3세트와 4세트에서 시몽은 좌우를 흔드는 스트로크로 페더러를 뛰게 만들었고 이에 페더러는 1세트와 2세트보다 더 많은 실수를 저지르는 모습을 보이며 또 다시 시몽이 역전승을 거두는 듯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승리의 여신은 페더러의 손을 들어줬지만 이마저 쉽지 않았다.
페더러는 마지막 5세트 5-2로 앞선 시몽의 서비스게임에서 4번의 매치포인트 기회를 잡았지만 이를 살리지 못했고 오히려 위기를 벗어난 시몽이 3-5로 페더러를 쫓아가며 분위기를 가져오는 듯 했다.
하지만 페더러는 자신의 서비스게임 5번째 매치포인트에서 에이스를 꽂아 넣으며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페더러는 "오늘 처음 시몽을 이겨 기분이 매우 좋다. 항상 시몽과 경기를 하면 시간이 오래 걸렸는데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시몽은 매우 훌륭한 선수이고 그를 이기는 것은 쉽지 않다. 개인적으로 시몽과 다시 경기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승리 소감을 밝혔다.
또한 페더러는 경기가 끝난 후 퇴장하기 전 자신의 벤치에서 끝까지 시몽을 기다리는 등 패자에 대한 예우를 갖추며 관중들로부터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일반적으로 경기가 끝나면 선수들은 각자 퇴장한다.
페더러의 3회전 상대는 사비야 마리세(벨기에, 45위)이다.
한편, 페더러는 2세트 후 시몽의 페이스에 휘말리며 실책을 많이 저지르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어려운 관문을 잘 통과한 페더러가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기대가 된다.
글 사진= 멜버른 박준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