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공고 정홍은 코트에서 매우 열심히 뛴다. 매 경기 매 플레이마다 파이팅이 넘친다. 아래 사진은 2009년 8월 낫소기에서 우승한 정홍과 그의 소속팀 감독이자 아버지인 삼일공고 정석진 감독
| | 동생 정현 덕에 미국 갔다가 훌쩍 성장
“2010년도 미국생활은 큰 전환점이 될 터”
키가 1m70이 조금 안 되는 정홍(삼일공고1)은 요새 흔히 유행(?)하는 단어로 표현하자면 ‘루저’인 셈이다.
1m90가 넘는 장신 선수들이 대포알 같은 서브로 세계 테니스 판도를 뒤흔들어 놓고 있는 이 시점에 정홍의 아쉬운 신체적 조건은 명함을 내밀 수준은 못 된다는 말이다. 정홍은 하지만 테니스가 키로만 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올 시즌 분명히 입증한 한 해였다.
마이클 창이 1m73의 키로 세계 테니스 무대를 평정하며 1위에 올랐듯이 정홍 역시 그를 닮은 빠른 발과 막강한 정신력으로 똘똘 뭉쳐 자신보다 한 뼘, 두 뼘 키가 큰 상대 선수들을 보다 강한 스트로크로 제압해내고 있다.
정홍은 올 초 미국의 닉 볼리티에리 아카데미에서 3주간의 비밀 특훈을 마친 후 실력이 급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정홍의 아버지 겸 삼일공고 정석진 감독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홍이에게 확실한 변화가 있었던 것 같다.
일단 플레이를 펼칠 때 드러나는 자신감이 확연히 달라졌고, 위기를 풀어내는 멘탈도 한국에서 운동할 때와는 다른 분위기다. 세계적인 선수들을 실제로 경험하다 보니 자신도 느끼는 바가 컸던 것 같다”며 아들의 급성장에 놀라워하는 눈치였다.
사실 정홍의 미국 유학은 예정된 것이 아니었다. 동생의 출중한 테니스 실력 덕분에 형은 덤으로 계약이 성사될 수 있었다. 동생 정현이 지난 12월 전 세계 주니어 대회 중 최대 규모인 에디허 인터내셔널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을 차지해 12세 이하 세계랭킹 1위에 올랐고 권위적인 대회로 알려져 있는 렌지볼에서도 우승해 2연패를 이루자 IMG의 눈도장을 확실히 찍은 것이다.
이때만 해도 정홍은 자신이 미국 유학을 가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IMG측에서 처음에는 정현의 유학만을 권유했으나 미국에서 두 형제의 테스트를 끝마친 결과 정홍에게 투자가치가 확실히 있다는 판단을 했는지, 다급히 한국으로 전화를 걸어 계약조건을 수정했다. 정홍은 이렇게 해서 3년간의 유학과 제반 비용을 지원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실력을 검증 받은 후 미국에 당당히 입성하게 된 정홍은 두 눈을 휘둥그래 치켜 세울 수 밖에 없었다. 한국에서 그 동안 훈련해왔던 것들이 미국에서는 새롭고 흥미로운 것들 투성이였다. 정홍은 “참 좁은 세상에서 있었던 것 같아요. 미국의 시스템에서 많은 것을 보고 느꼈어요. 더욱 열심히 테니스 쳐야겠다는 생각 밖에는 들지 않던걸요”라며 정홍은 챔피언을 만들어내는 체계적인 아카데미 시스템을 보고 깨달은 바가 컸다. 그래서 자신보다 키가 큰 외국 선수들보다 두 배는 더 뛰고, 더욱 집중했다. 한국의 주요 중고연맹대회를 뛰기로 한 정홍은 미국 유학에서 잠시 돌아와 탄탄한 기초를 바탕으로 고교 무대를 완전히 평정했다. 장호배 준우승을 시작으로 전국체전 금메달, 종별선수권 1학년 최초 단복식 우승, 김천국제주니어 우승, 제주국제주니어 준우승, ITF 아시아-오세아니아 국제주니어테니스선수권 4강 진출 등 돋보이는 활약을 보이며 확실한 대한민국 유망주로 떠올랐다.
예상치 못한 활약에 IMG 측도 기쁜 건 마찬가지였다. 미국에서 열리는 대회를 뛰어야 하니 빨리 정홍을 미국으로 보내라며 성화였다. 지난 11월 한국에서 명지대 총장배를 마친 정홍은 미국 플로리다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와일드카드를 받게 되어 곧바로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이제 언제 돌아올지 모를 진정한 테니스 유학길에 오른 정홍.
다시 한국에서 만나는 날에는 이미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해있지 않을까 기대 한다. 진정한 ‘위너’가 될 날이 멀지 않았다.
정홍 프로필
생년월일 1993년 5월 16일생 소속 삼일공고 1학년, IMG 산하 닉 볼리티에리 테니스아카데미 플레이 왼손잡이 양손백핸드 현재 주니어랭킹 239위(2009년 12월 14일) 최고 주니어랭킹 175위(2009년 11월 9일) 주요성적 2009 장호배 준우승, 전국체전 금메달, 종별선수권 단복식 우승, 김천국제주니어 우승, 제주국제주니어 준우승, ITF 아시아-오세아니아 국제주니어테니스선수권 4강
글 사진 테니스코리아 함인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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